왜 열애설은 늘 '확인 중'에서 멈춰 있을까
컨텐츠 정보
- 10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연예계에서 ‘열애설’이 터지면, 대중의 반응보다 먼저 등장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바로 “확인 중입니다.”
사건의 성격이야 어찌 됐든, 유독 열애설 앞에서는 이 말이 반복된다.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소속사들은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하루 이틀 정도 ‘침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샤이니 태민과 댄서 노제의 열애설도 그랬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포옹하거나 팔짱을 끼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열애설로 번졌다. 하지만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초반에 “확인 중”이라는 짧은 코멘트만 남긴 채 하루가 넘도록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하루가 지난 17일 오후, 마침내 입장을 밝혔다.
공식입장에는 “태민의 지속적인 스케줄로 인해 확인이 다소 지연됐다”는 해명과 함께 “두 사람은 같이 일을 해 온 친한 동료 사이”라는 선 긋기가 담겨 있었다.
태민 소속사의 공식 입장을 보다 보니 문득 과거에 불거진 ‘열애설’에 대한 회사들의 대응이 떠올랐다. 그들 역시 제각기 다양한 이유를 내세워 시간을 벌었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시간은 단순한 확인 절차 이상의 시간을 의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시차를 ‘정무적 판단의 창’이라고 부른다. 사실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다.
소속사 입장에서 열애설 대응은 이미지 관리, 계약 관계, 팬덤의 민감도, 타 아티스트 및 회사의 이해관계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언론에 어떤 입장이 나가느냐에 따라 아티스트의 브랜드 가치가 단숨에 뒤집힐 수도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열애설은 범죄가 아닌, 개인의 사생활이다. 하지만 팬덤 중심의 K팝 생태계에서, 특히 아이돌 그룹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칫 “팬을 속였다”는 서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곧바로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그건 당사자 간의 입장 조율, 사진이나 정황 분석, 팬덤 반응의 파악까지 포함된 계산의 시간 때문이다. 특히 ‘추정’과 ‘정황’ 중심의 열애설은 전면 부인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섣부른 부인은 역으로 더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언론도 한몫한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OO와 OO, 열애설’이라는 제목은 이미 독자들의 인식 속에서 기정사실처럼 굳어지기 쉽다. 이후에 어떤 해명이 나오더라도, “한때 사귄 거 아냐?”라는 인식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공식입장이 늦어질수록 대중의 의심은 커진다. 하지만 그 안에서 기획사는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최선의 수를 찾는다. 때로는 기획사의 말보다 팬들의 ‘눈치’가 더 빠른 시대, 그 하루는 단순한 유예가 아니라 리스크를 조율하는 고도의 외줄 타기다.
결국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진실을 말하는 타이밍인 것이다.
양형모 기자 [email protected]
▶ /
- Copyrights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