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침묵하던 2030 남성…왜 뒤늦게 거리로 몰려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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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오후 3시, 여의도 국회 앞은 형형색색 응원봉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윤석열 OUT’ ‘윤석열 탄핵’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젊은 여성들은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었다. 이날 시위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20·30 여성들이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온 20·30 여성들이 K팝을 부르며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모습은 해외 언론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20·30 여성들의 시위 주도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KT와 협업해 매일 1시간 단위로 각 지역에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연령별·성별로 추정한 생활인구 데이터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여의도에 모인 인파는 44만5900여 명, 한 달 전 같은 시간대(11월 14일 오후 3시)의 19만700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중 20대 여성의 비율이 15.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은 것은 30대 여성(11.5%)이었다. 집회 참가자 4명 중 1명(27.1%)은 20·30 여성이었다는 이야기다. 반면 20대 남성은 3.9%, 30대 남성은 6%에 그쳤다. 20·30대 남성들의 ‘정치적 침묵’을 놓고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 살인 사건’과 미투 운동 등 ‘연대할 의제나 공간이 적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탄핵 국면 2030 남성, 여당 지지율 상승
그럴까. 1개월 뒤 상황은 달랐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됐던 지난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에는 응원봉이 아닌 태극기와 성조기를 쥔 20·30 남성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20·30 남성들에 대한 주목도가 고조된 것은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였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법원 내 폭력 행위는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66명 중 20·30대는 43.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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